[나쁜 사람] 박노해 - 오늘은 다르게

 












'나쁜 사람'이란 말은 '나뿐인 사람'이 아닐까.


나쁜 사람, 악한 사람, 죄짓는 사람들의 밑바탕엔


더불어 사는 이웃을 외면한 채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나 하나뿐'이란 마음이 깔려 있는 것이리라.



캄캄한 독방 벽속에서 눈을 잃어버렸던 백일이 지나고


다시 눈이 보이기 시작했던 환희의 그 아침.


창살 너머 언덕에 피어난 패랭이꽃을 나는 잊지 못한다.



짙푸른 풀잎 사이로 피어난 선분홍 꽃얼굴.


더없이 맑고 평화로운 얼굴.



그래서 패랭이꽃 꽃말이 '평정平靜'인 것일까.


그러나 패랭이꽃이 피어나는 자리는 평지가 아니라 


가파르고 위급한 비탈자리였다.



위급과 평정, 고통과 창조가 하나인 그대로 피어나는 꽃.



오늘 비록 우리 삶의 자리가 험할지라도 


저 패랭이꽃의 해맑은 얼굴로 살아있기를.


우리 앞길에 고생문이 가로막고 있더라도


이 고통을 승화시켜 환한 미래의 문을 열어가기를.



ⓒ 박노해, 오늘은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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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자리가 험할지라도 

해맑은 얼굴로 환한 미래의 문 열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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