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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힘을 다해] 정여울 -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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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할 대상만 있다면,  사랑할 수 있는 일과 사랑할 수 있는 삶이 있는 한,  우리는 아직 괜찮으니까. 여전히 불완전하고 불안하며  슬픔에 빠진 나를  세상에서 가장 따스하게,  온 힘을 다해 힘껏  껴안아주고 싶은 오늘이다.  ⓒ 정여울 -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김영사. . . . 벌써 5월이 시작되었네요. 지금껏 달려오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잘 풀린 일도 있을테고  생각했던 만큼, 또는 노력한 만큼 잘 안된 일도 있겠지요. 계획했던대로, 생각했던대로 되면 재미 없지 않나요? 그럴수록 누구보다 가장 먼저 나를 생각하고, 오늘도 수고한 나를  힘껏, 그리고 따뜻하게 안아주어야겠습니다.

[힘을 빼면 가벼워 진다는 것쯤은]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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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깨의 힘을 좀 빼라구.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으니까 그런 눈으로 사물을 보게 되는거야. 어깨에서 힘을 좀 빼면 훨씬 몸이 가벼워지잖아." ​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어깨 힘을 빼면 몸이 가벼워 진다는 것쯤은 나도 알아. 그런 말은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구. 알겠어? ​ 내가 지금 어깨 힘을 뺀다면 나는 산산조각이 난단 말이야. 난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만 살아왔고, 지금도 그런 식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어. ​ 한번 힘을 빼면 다신 본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구. 자기는 왜 그런 걸 모르는 거야, 응? ​ 그걸 모르면서 어떻게 나를 돌봐 준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 ​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답을 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대방은 그저 공감과 호응을 원했을 뿐인데도 말이죠. ​ 그러면서 당연한걸 조언하기도 합니다. 무거우면 내려놔라, 답답하면 산책을 해라. 잠이 안오면 근육을 움직이는 운동을 해라 등등. ​ 그걸 몰라서 물어본게 아닐텐데요. 어쩌면 그냥 그렇구나 고개 끄덕이며 수긍해주는 말을 기대했을지도 모릅니다. ​ 무엇보다 아무말 말고 그냥 야, 나와. 고기사줄게. 하는 말이 가장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 나도 성장하고 남도 위로해주며 우리 모두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현실이 되는 꿈] 박노해 - 오늘은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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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혼자서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꿈을 모두 함께 나누어 꾸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 꿈을 머리나 입으로 꾼다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몸으로 자기 몫의 고통을 품어 나가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 꿈을 젊어서 한때 반짝 꾸고 말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생을 두고 끝까지 꾸어 나간다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 ⓒ 박노해, 오늘은 다르게. ​

[마음에도 모양이 있어서] 오수영 - 날마다 작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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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첫 만남에서  외모를 가장 먼저 볼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마음에도 각자의 모양이 있어서  그것을 마치 얼굴의 형태처럼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애초부터 외모와 더불어 마음 생김새를 보고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 게다가 마음의 모양을 알고 시작한 만남이기 때문에 서로를 괜히 의심하거나 상처를 주는 일을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 외모가 절대 권력이 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시대에, 그리고 종종 그것에 끌려다니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말도 안되는 상상을 그려본다. ​ @myfloating (인스타. 오수영) - 날마다 작별하는.  https://www.instagram.com/myfloating/   마음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해하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만, 그런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사람들은 모두 나와 다르다는 걸 치열하게 인정하면서 서로 같이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 차분하고 잔잔한 내용과 마음에 쏙 들어오는 문장이 너무 좋습니다. 맑은 호수같은 에세이입니다.

[다시 피어나는 꽃] 박노해 - 오늘은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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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결하게 스러지는 꽃송이를 만지면서  나는 찬바람에 몸 웅크리며 떨었습니다. 그러나 패랭이꽃은 한송이가 지면 새 꽃송이가 피어나고, 또 지고 이어서 피어나고...... ​ 지는 꽃은 슬픔이었고 다시 피어나는 꽃은 감동이었습니다. 늦가을 첫서리가 내릴때까지 내내 그랬습니다. ​ 저 연약하고 가녀린 몸에 저리도 줄기찬 생명력이 숨어 있었던가. 최후까지 피어나는 끈질긴 투혼이 정녕 어디에 숨어 있었던가. ​ 그래,  산다는 건 한순간 폭포처럼 장렬히 쏟아버리는 그 무엇일수도 있지만, 깊숙한 뿌리에서 길어올린 생명력으로 줄기차게  피고 지고 또 피고 지는 것이야. ​ 내 인생의 최후까지 꽃 피워 가는 거야. 자신의 때를 다하고 나면 머뭇머뭇 뒤돌아보지 않고 애써 피운 꽃송이를 뚝뚝 떨어뜨려 뿌리에게 돌려주고 가는거야. 무너질 것 무너지고 깨어질 것 깨어지고 나서야  새 꽃잎은 피어나는 것이겠지. ​ 그렇게 살다 소리없이 가는거야. ​ ⓒ 박노해, 오늘은 다르게. 박노해 시인의 시를 보면 마음이 착해지는거 같아서 좋습니다. 정말 찰나에 불과한 인생이지만, 피고 지고 웃고 울고 하겠지만, 악착같이 살면서 동시에 착하게 살아야겠다 싶습니다.

[나쁜 사람] 박노해 - 오늘은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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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사람'이란 말은 '나뿐인 사람'이 아닐까. 나쁜 사람, 악한 사람, 죄짓는 사람들의 밑바탕엔 더불어 사는 이웃을 외면한 채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나 하나뿐'이란 마음이 깔려 있는 것이리라. ​ 캄캄한 독방 벽속에서 눈을 잃어버렸던 백일이 지나고 다시 눈이 보이기 시작했던 환희의 그 아침. 창살 너머 언덕에 피어난 패랭이꽃을 나는 잊지 못한다. ​ 짙푸른 풀잎 사이로 피어난 선분홍 꽃얼굴. 더없이 맑고 평화로운 얼굴. ​ 그래서 패랭이꽃 꽃말이 '평정平靜'인 것일까. 그러나 패랭이꽃이 피어나는 자리는 평지가 아니라  가파르고 위급한 비탈자리였다. ​ 위급과 평정, 고통과 창조가 하나인 그대로 피어나는 꽃. ​ 오늘 비록 우리 삶의 자리가 험할지라도  저 패랭이꽃의 해맑은 얼굴로 살아있기를. 우리 앞길에 고생문이 가로막고 있더라도 이 고통을 승화시켜 환한 미래의 문을 열어가기를. ​ ⓒ 박노해, 오늘은 다르게. . . . 지금 이 자리가 험할지라도  해맑은 얼굴로 환한 미래의 문 열어가기를. .

[날마다 새롭게] 박노해 - 오늘은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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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 역시] 김애란 - 두근두근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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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나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말은 거의 다 안다. 중요한 건 그 말이 몸피를 줄여가며 만든  바깥의 넓이를 가늠하는 일일 것이다. 바람이라 칭할 때,  네 개의 방위가 아닌 천 개의 풍향을 상상하는 것. 배신이라 말할 때, 지는 해를 따라 길어지는 십자가의 그림자를 쫓아가 보는 것. 당신이라 부를 때, 눈 덮인 크레바스처럼 깊이를 은닉한 평편함을 헤아리는 것. 그러나 그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일 것이다. 바람은 자꾸 불고, 태어난 이래 나는  한번도 젊은 적이 없었으니까. 말들 역시  마찬가지일 테니까. ⓒ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