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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되는 꿈] 박노해 - 오늘은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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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혼자서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꿈을 모두 함께 나누어 꾸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 꿈을 머리나 입으로 꾼다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몸으로 자기 몫의 고통을 품어 나가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 꿈을 젊어서 한때 반짝 꾸고 말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생을 두고 끝까지 꾸어 나간다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 ⓒ 박노해, 오늘은 다르게. ​

[마음에도 모양이 있어서] 오수영 - 날마다 작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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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첫 만남에서  외모를 가장 먼저 볼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마음에도 각자의 모양이 있어서  그것을 마치 얼굴의 형태처럼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애초부터 외모와 더불어 마음 생김새를 보고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 게다가 마음의 모양을 알고 시작한 만남이기 때문에 서로를 괜히 의심하거나 상처를 주는 일을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 외모가 절대 권력이 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시대에, 그리고 종종 그것에 끌려다니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말도 안되는 상상을 그려본다. ​ @myfloating (인스타. 오수영) - 날마다 작별하는.  https://www.instagram.com/myfloating/   마음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해하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만, 그런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사람들은 모두 나와 다르다는 걸 치열하게 인정하면서 서로 같이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 차분하고 잔잔한 내용과 마음에 쏙 들어오는 문장이 너무 좋습니다. 맑은 호수같은 에세이입니다.

[다시 피어나는 꽃] 박노해 - 오늘은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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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결하게 스러지는 꽃송이를 만지면서  나는 찬바람에 몸 웅크리며 떨었습니다. 그러나 패랭이꽃은 한송이가 지면 새 꽃송이가 피어나고, 또 지고 이어서 피어나고...... ​ 지는 꽃은 슬픔이었고 다시 피어나는 꽃은 감동이었습니다. 늦가을 첫서리가 내릴때까지 내내 그랬습니다. ​ 저 연약하고 가녀린 몸에 저리도 줄기찬 생명력이 숨어 있었던가. 최후까지 피어나는 끈질긴 투혼이 정녕 어디에 숨어 있었던가. ​ 그래,  산다는 건 한순간 폭포처럼 장렬히 쏟아버리는 그 무엇일수도 있지만, 깊숙한 뿌리에서 길어올린 생명력으로 줄기차게  피고 지고 또 피고 지는 것이야. ​ 내 인생의 최후까지 꽃 피워 가는 거야. 자신의 때를 다하고 나면 머뭇머뭇 뒤돌아보지 않고 애써 피운 꽃송이를 뚝뚝 떨어뜨려 뿌리에게 돌려주고 가는거야. 무너질 것 무너지고 깨어질 것 깨어지고 나서야  새 꽃잎은 피어나는 것이겠지. ​ 그렇게 살다 소리없이 가는거야. ​ ⓒ 박노해, 오늘은 다르게. 박노해 시인의 시를 보면 마음이 착해지는거 같아서 좋습니다. 정말 찰나에 불과한 인생이지만, 피고 지고 웃고 울고 하겠지만, 악착같이 살면서 동시에 착하게 살아야겠다 싶습니다.

[나쁜 사람] 박노해 - 오늘은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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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사람'이란 말은 '나뿐인 사람'이 아닐까. 나쁜 사람, 악한 사람, 죄짓는 사람들의 밑바탕엔 더불어 사는 이웃을 외면한 채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나 하나뿐'이란 마음이 깔려 있는 것이리라. ​ 캄캄한 독방 벽속에서 눈을 잃어버렸던 백일이 지나고 다시 눈이 보이기 시작했던 환희의 그 아침. 창살 너머 언덕에 피어난 패랭이꽃을 나는 잊지 못한다. ​ 짙푸른 풀잎 사이로 피어난 선분홍 꽃얼굴. 더없이 맑고 평화로운 얼굴. ​ 그래서 패랭이꽃 꽃말이 '평정平靜'인 것일까. 그러나 패랭이꽃이 피어나는 자리는 평지가 아니라  가파르고 위급한 비탈자리였다. ​ 위급과 평정, 고통과 창조가 하나인 그대로 피어나는 꽃. ​ 오늘 비록 우리 삶의 자리가 험할지라도  저 패랭이꽃의 해맑은 얼굴로 살아있기를. 우리 앞길에 고생문이 가로막고 있더라도 이 고통을 승화시켜 환한 미래의 문을 열어가기를. ​ ⓒ 박노해, 오늘은 다르게. . . . 지금 이 자리가 험할지라도  해맑은 얼굴로 환한 미래의 문 열어가기를. .

[날마다 새롭게] 박노해 - 오늘은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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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 역시] 김애란 - 두근두근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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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나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말은 거의 다 안다. 중요한 건 그 말이 몸피를 줄여가며 만든  바깥의 넓이를 가늠하는 일일 것이다. 바람이라 칭할 때,  네 개의 방위가 아닌 천 개의 풍향을 상상하는 것. 배신이라 말할 때, 지는 해를 따라 길어지는 십자가의 그림자를 쫓아가 보는 것. 당신이라 부를 때, 눈 덮인 크레바스처럼 깊이를 은닉한 평편함을 헤아리는 것. 그러나 그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일 것이다. 바람은 자꾸 불고, 태어난 이래 나는  한번도 젊은 적이 없었으니까. 말들 역시  마찬가지일 테니까. ⓒ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