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적게 먹고 적게 배설한다] 장석주 -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새들은 적게 먹고 적게 배설한다. 자연에서 낭비란 범죄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부류다. 새들은 날기 위해 제 뼛속까지 비운다. 벌집은 최소한의 밀랍으로 그것을 가장 튼튼하게 받칠 수 있는 각도로 만들어져 있다. 새의 뼈나 깃은 최소한의 체중으로 가장 큰 힘을 날개에 실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자연은 낭비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새들은 제 욕망을 채우느라 삶을 잃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는다. ⓒ 장석주,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문학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