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치고 나면] 박근호 - 당신이라는 자랑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가만히 바라보다
그런 생각을 했다.
비가 그치고 나면
이제 몹시 추워지겠구나.

생각해보면 항상
계절이 바뀔 때마다
비가 내렸었다.

벚꽃 잎이 다 떨어지고
더워질 때도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옷을 두껍게 입어야 할 때도
어떤 신호처럼
비가 내리고는 했다.

그런 자연 현상은 마치 나에게
말을 해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만약, 네 삶에 비가 내린다면
그것도 아주 많이.

우산을 들어도 어깨가 젖고
어딘가로 향할 수 없을 정도로
퍼붓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건 너의 계절이 
확연히 바뀌기 위해서라고.

비가 그치고 났을 때만
볼 수 있는 하늘과
비가 그치고 났을때만
바뀌는 계절을
한 아름 느끼게 해주려고
그렇게 비가 내라는 거라고.

ⓒ 박근호 - 당신이라는 자랑.
히읏.

댓글

7일동안 가장 많이 본 글

[내가 그린 고래 그림] 고래의 날 - 2021.02.21

[서로를 다독여주면서] 박근호 - 당신이라는 자랑

[용서 구함, 감사 표현] 김선중 - 아이

[힘을 빼면 가벼워 진다는 것쯤은]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